시세 분석과 흥정 전략

리스팅 가격, 오퍼 가격 설정하는 방법

“이 집은 $680,000에서 $720,000 사이에 팔릴 확률이 가장 높아 보입니다.” (시세 분석)

“시간의 여유가 있는 편이니까, 좀 높은 쪽에서 시작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735,000은 어떨까요?” (리스팅 가격 추천)

“바이어가 갑자기 몰릴 분위기는 아니니까, 오퍼 검토 날짜를 미리 정하기 보다는 들어오는데로 검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흥정 전략)

마켓팅 준비를 위한 셀러와의 전형적인 대화의 일부입니다. 결론만 들으면 간단해 보이지만, 뒤에 보이지 않는 작업이 많습니다. 다음은 정확한 시세 분석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입니다. 하단부에는 시세 분석, 리스팅 가격 책정, 흥정 전략을 결정하는 구체적인 과정과 원리에 대한 내용도 볼 수 있습니다. (바이어 입장에서 오퍼 가격을 정할 때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1. 성공적인 부동산 매매를 위해 가장 필요한 한가지

부동산 매매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비싸게 팔고 싸게 사는 것. 비싸게 팔고 싸게 사기 위해 많은 경우 일단은 쎄게 나가는 경향이 있다. 리스팅 가격은 높게 시작하고, 오퍼 가격은 겁나게 깍는 것이다. 셀러나 바이어들은 잘 몰라서 그런다고 해도 에이전트들이 오히려 앞장서서 그쪽 방향으로 갈때도 있다. 그럼 당장 셀러나 바이어는 좋아한다. 나의 권익을 진심으로 위하는 강한 에이전트라는 느낌이 결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 거의 예외 없이 현실의 벽을 실감하고 기대감은 실망으로 끝난다. 실망정도에서 끝나면 다행이다. 자칫하면 딜 자체를 망칠수 있다. 셀러는 이미 좋은 오퍼가 들어왔는데도 더 좋은 오퍼를 받으려다가 집을 못 파는 경우. 바이어는 이미 좋은 가격 더 깍으려다가 아예 집을 못 사는 경우들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이런 일들이 상당히 많다.

최고의 가격에 파는 (또는 최저의 가격에 사는) 진짜 열쇠는 “쎄게” 나가는데 있지 않고 “정확하게”나가는데 있다. 파는 집이나 사는 집의 시세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강력한” 흥정을 위한 가장 중요한 준비 작업이라는 것이다. 성공적인 부동산 매매를 위해 가장 중요한 한가지는 정확한 시세 분석이다.

2.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작업

이렇게 정확하게 시세를 판단하고, 거기에 따라 적절한 흥정 전략을 세우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셀러나 바이어들은 말할 것도 없고) 부동산 에이전트들조차 어느정도 다 기본으로 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잘하는 에이전트들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에이전트들이 더 많다. 주위에 비슷한 집이 팔린 데이타가 많은 경우는 비교적 쉬울때도 있지만, 많은 경우 밤을 세워 고민을 해야 할 만큼 어렵다. 따져봐야 하는 변수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속내를 고객들은 알 방법이 없다. 에이전트가 시세에 대한 감을 아직 못 잡았다고 해도 숫자 하나 대충 던지고 일단 일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시세 분석을 잘하기 위한 3가지 조건

  • 현장감 : 정확한 시세를 파악하기 위한 현장감의 중요성에 대해선 설명할 필요도 없겠다. 현장감을 갖기 위해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 주위에 나와 있는 비슷한 집들을 보러 다니는 것이다. 바이어들은 어차피 집 보러 다니는게 일이다.(그래서 바이어들은 현장감이 기본적으로 있고 비교적 이 부분에서 셀러들보다 덜 헤멘다.) 셀러들도 왠만하면 하루쯤은 시간 내서 집들을 보고 다니는 것이 좋다. (에이전트들도 마찬가지다. 에이전트가 잘 아는 동네라고 해도 그 집에 정조준해서 마켓 분위기를 파악하는 작업을 매번 해야 한다.)

  • 분석력 : 많은 데이타와 숫자들을 비교 분석 정리해야 한다. 대부분의 셀러와 바이어 당사자들은 경험도 없을 뿐더러 완전한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부분이다.

  • 양심 : 3번째는 에이전트에 관한 것이다. 에이전트의 관심이 커미션에만 있으면, 정확한 시세 분석 같은 것에는 아예 관심 조차 없을 수도 있고, 또 안다고 해도 고객을 기만할 수 있다. 셀러든 바이어든 에이전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것이 정확한 시세 분석을 위해 가장 중요한 한가지라고 믿는다.

시세 분석 가이드

1. 집의 가격을 정하는 요소들 (Factors that Affect House Price)

동네/위치 (Location)

동네와 위치는 집 값을 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것은 셀러나 에이전트의 컨트로울 밖이다. 하지만, 셀러와 에이전트는 잠재 바이어들에게 동네의 좋은 점들을 부각시키고 알려주는 정도의 일을 할 수 있다.

집 상태 (Condition)

한 집의 상태는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고칠 수 없는 것과 고칠 수 있는것. 예를 들어, 집의 방향이나 구조등은 고치기 힘들다. 반면, 낡은 카펫, 지붕, 관리 안된 뒷마당등은 고칠 수 있는 것들이다. 같은 동네 같은 크기의 집이라도 그 집의 상태에 따라 수천에서 수만불의 가격 차이가 날 수 있다. 이것은 셀러나 에이전트가 50%는 컨트로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셀러와 에이전트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고치고 치우고 꾸민집과, 그렇지 않은 집은 가격이나 판매 기간 면에서 꽤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마켓 동향(Market Condition)

고용시장, 이자율 등에 따라, 부동산 마켓은 계속 유동적으로 변한다. 이것은 셀러나 에이전트가 조금도 컨트로울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가장 지혜로운 것은 대세에 충실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이미 Buyer’s Market으로 돌아온 상황에서 Seller’s Market 때의 가격을 고집한다면, 대세를 역류해 가는 것이고, 많은 에너지와 시간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

주택 홍보 (Marketing)

같은 집이라도, 10명에게 보여주고 파는 것과, 100명에게 보여주고 파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동네/위치, 집의 상태, 마켓 동향등이 허락하는 최고의 가격을 현실화시켜 줄 수 있는 것은 포괄적이고 효과적인 마켓팅밖에는 없다. 이것은 셀러와 에이전트에게 100% 컨트로울이 있다. 그리고 이것이 좋은 에이전트를 고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2. 집 가격을 정하지 않는 요소들 (Factors that do not Affect House Price)

  • 내가 원하고, 필요한 가격 (현실과 맞지 않는다면 희망사항일 뿐.)
  • 내가 집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착 (마켓은 냉정하다.)
  • 내 이웃이나 친구들이 말해주는 가격(가격 설정은 생각보다 꽤 복잡하고 전문성이 필요한 작업.)
  • 내가 투자한 비용(바이어들의 공식에는 셀러의 투자 비용이라는 계산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
  • 현재 마켓에 Overprice로 나와 있는 집들 (팔리기 전에는 의미없는 숫자일 뿐.)

위의 5가지 내용은 너무 쉽다. 당연히 이런 생각들을 기준으로 집을 팔면 안 된다는 건 삼척동자라도 안다. 그런데 실전에서는 이 5가지중 적어도 하나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를 한번도 본 일이 없다. 부동산 거래는 워낙 숫자가 크다 보니 이렇게 쉬운것도 어려워지고 복잡해진다.

3. CMA: Comparative Market Analysis (비교 시세 분석)

개인 주택의 시세(Market Value)는 Comparative Market Analysis (CMA, 비교 시세 분석)라는 방법을 통해 알아본다.

CMA는 그동안 주위의 비슷한 집들 중에서

  • 팔린 집 (Sold)
  • 지금 계약이 진행중인 집(Pending/Backup)
  • 현재 마켓에 나와 있는 집 (Active) (아직 검증되지 않은 가격)
  • 팔려다가 못팔거나 안 판집들을 (Withdrawn/Cancelled/Expired)

종합, 비교, 분석해, 현재 이 집을 마켓에 내어 놓으면, 얼마 정도를 받을 수 있겠다는 그 집의 시세 (Market Value)를 알아보는 방법이다.

누구든지 집을 가지고 있고,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CMA에 휠씬 더 친숙하다. “우리 옆집이 얼마에 팔렸고, 우리 집은 그 집 보다 상태가 좀 더 좋으니까, 우리는 얼마 정도를 받을 수 있겠구나…” 라는 식의 계산을 해 본적이 있다면 이미 CMA를 해 본 것이다. 기본 개념이 그렇다는 것이지 정확한 CMA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을 아니다. 어려운 경우에는 밤을 세워야 할만큼 일이 많을 수 있다.

CMA는 반 과학, 반 예술이다. 그냥 숫자들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동네와 집들, 그리고 부동산 시장 동향에 대한 실제적인 감각과 현장감이 총동원 되어야 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CMA의 완성은 실전이다. 마켓에 내놓고 바이어들 반응보고 오퍼 받아보아야 비로소 우리 집 시세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만약 초기 CMA가 잘 못되었다면 빨리 마음 비우고 마켓에 순응해야 한다.

4. 시세 범위 (Market Value Range)

시세는 한가지 숫자가 (예: $525,000) 가 아니라 범위로 (예: $510,000-$540,000) 생각하는 것이 좋다.

집이 정확하게 얼마에 팔릴지는 아무도 미리 알 수 없다. 한가지 구체적인 가격이 마음에 들아와 있으면, 흥정을 하는데 유연성이 없어지고, 정당한 가격을 받으면서도 내가 손해를 보는 것 같은 느낌에 불필요한 마음 고생을 할 수 있다.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범위로 생각하면, 각기 다른 상황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쉬워진다.

5. 리스팅 가격과 흥정 전략

리스팅 가격의 기본 공식은 흥정을 고려해 원하는 가격보다 약간 더 높게 잡는 것이 기본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상황과 변수들을 고려해 최종 리스팅 가격 및 흥정 전략을 결정하면 된다.

시간

셀러가 시간이 많은 경우

시세 범위의 상한선으로 내 놓을 수 있다.

셀러가 시간이 없는 경우

시세 범위의 하한선으로 내 놓을 수 있다.

마켓 동향

마켓이 뜨거울 때 (Seller’s Market)

바이어들이 워낙 빨리 모이기 때문에, 리스팅 가격을 정하는데 어느정도 유연성이 있다. 설사 Overprice나 Underprice로 내어 놓는다 해도 자동적인 마켓에 의한 가격 교정이 (Immediate Market Correction)이 가능하다.

전에 팔린 집보다 좀 더 높게 리스팅 가격을 설정한다

마켓이 차가울 때 (Buyer’s Market)

바이어들이 모여드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리스팅 가격을 정하는데 유연성이 적다. 정확한 가격의 설정이 그만큼 더 필요하다.

전에 팔린 집보다 좀 더 낮게 리스팅 가격을 설정한다.

흥정 전략 (Offer Deadline)

언제까지 오퍼를 받아 검토 하겠다는 Offer Deadline을 정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정해놓은 시간안에 좋은 오퍼가 들어 오지 않으면,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약간의 위험부담이 있는 방법이다. 마켓이 뜨거울때, 또는 아주 매력적인 가격일때, 쓸 수 있는 흥정 전략이다. 이 방법을 쓰려면, 리스팅 가격을 시세 범위의 하한선에 가깝게 정하는 것이 좋다.

준-경매 (Pseudo-Auction)

정식으로 경매 형식을 갖추지 않는다고 해도, 가격을 낮게 내 놓으면, 자연스럽게 경매분위기가 조성되 가격이 올라간다. 노련한 에이전트들이 상당히 많이 쓰는 방법이다. 그렇다고 아무때나 쓰면 안된다.

리스팅 가격대

시세 범위에 근거해 리스팅 가격 자체를 범위로 (예: $790,000-$830,000) 올려 놓는 경우들도 가끔 있다. 때에 따라서는 좋은 전략이 될 수도 있다.

리스팅 가격 조정

처음 1-2주 동안 마켓의 반응을 보고, 필요하다면,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애당초 처음 1-2주를 마켓 시험/조정기간으로 봐서는 안 된다.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정확한 리스팅 가격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마켓의 유동성과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